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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사색하는 철학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부조리를 넘어 반항하는 인간의 철학

by 아틀란티스황금성 2025.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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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 부조리한 세상에서 웃으며 반항하는 법

알베르 카뮈(1913-1960)는 다소 이상한 친구였습니다. 세상이 무의미하다고 주장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고, 인생이 고통스럽다고 말하면서도 햇빛과 바다에 대한 사랑을 숨기지 않았죠. 만약 카뮈가 오늘날 살아있다면 아마도 이런 프로필을 가졌을 겁니다: "세상은 의미 없지만, 커피는 맛있다. 철학자이자 축구 골키퍼. 노벨상 수상자이지만 여전히 엄마에게 전화하는 착한 아들."

 

가난한 소년에서 노벨상 수상자까지

카뮈는 프랑스령 알제리에서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그가 겨우 1살 때 전쟁에서 죽었고, 청각장애를 가진 문맹의 어머니 밑에서 자랐습니다. 만약 '가난한 배경에서 성공한 사람들' 리스트가 있다면, 카뮈는 단연 상위권일 겁니다.

대학에서 축구 골키퍼로 활약하다 결핵에 걸린 것은 인생의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결핵 때문에 축구를 그만두고 책과 글쓰기에 빠져들었으니, 어쩌면 세계 문학계는 한 폐병에 감사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인생이 말도 안 돼!" - 카뮈의 부조리 철학

카뮈의 가장 유명한 개념은 '부조리(absurd)'입니다. 쉽게 말해 "인간은 세상에 의미를 찾고 싶어하지만, 세상은 그냥 무관심하게 '뭐라고요?' 라고 답한다"는 겁니다. 마치 영혼을 담은 러브레터를 보냈는데 상대방이 "새 전화번호 누구세요?" 라고 답장한 것 같은 상황이죠.

『시지프스의 신화』에서 카뮈는 이런 부조리한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로 세 가지를 제시합니다:

  1. 자살하기 (너무 극단적!)
  2. 신에게 의지하기 (카뮈는 "철학적 자살"이라고 불렀어요)
  3. 부조리를 인정하고 그럼에도 살아가기 (카뮈의 선택)

카뮈는 세 번째 길이 진정한 영웅의 길이라고 봤습니다. 마치 "영화 끝나고 다 집에 가도 혼자 남아 크레딧 끝까지 보는 사람" 같은 느낌이죠.

 

『이방인』 - 감정 표현 안 하면 처형당해요

카뮈의 대표작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는 어머니 장례식에서 울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회적 비난을 받습니다. 나중에 아랍인을 살해한 재판에서, 검사는 "어머니 장례식에서 안 울었으니 살인자일 것"이라는 황당한 논리를 펼치죠. 오늘날로 치면 "이모티콘을 안 쓰는 사람은 위험하다"는 주장과 비슷할지도 모릅니다.

이 소설은 사회적 관습과 기대에 맞지 않게 행동하는 사람이 어떻게 소외되고 처벌받는지 보여줍니다. 소설 속 뫼르소가 지금 SNS에 살았다면? "어머니 장례식에서 안 울었다고요? 불효자,감정불능,위험인물"이라는 댓글 세례를 받았을 겁니다.

 

『페스트』 - 코로나19의 60년 전 예언

『페스트』는 알제리의 오랑이라는 도시에 전염병이 창궐하면서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린 소설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갑자기 다시 베스트셀러가 된 이 소설은, 위기 속에서 보이는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그립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기적으로 변하고, 어떤 사람들은 영웅이 되죠. 마치 2020년의 화장지 사재기와 의료진들의 헌신을 예견한 것 같습니다.

 

시지프스처럼 살아가기 - 영원한 바위 밀기의 철학

그리스 신화의 시지프스는 신들에게 벌을 받아 영원히 바위를 산 정상까지 밀어 올리는 형벌을 받습니다. 그런데 정상에 도달하면 바위는 다시 굴러떨어지고, 시지프스는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카뮈는 이것이 우리 인생의 완벽한 은유라고 봤습니다.

카뮈의 놀라운 결론은 "시지프스를 행복한 사람으로 상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고요? 그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무의미함 속에서도 자신만의 의미를 창조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이 보고서 100번째 수정하네... 하지만 내 선택이니 즐겁게 하자!" 라는 마음가짐과 비슷합니다.

 

카뮈가 오늘날에 살았다면?

카뮈가 지금 살아있다면 아마 이런 명언을 남겼을 겁니다:

  • "SNS에서 좋아요를 많이 받는다고 인생이 의미 있어, 지진 않아. 하지만 계속 포스팅하는 걸 멈추지 마."
  • "넷플릭스를 8시간 연속으로 보는 것도 부조리에 대한 하나의 반항이다. 단, 자기가 원해서 본다면."
  • "세상은 코로나, 경제위기, 기후변화로 가득하지만, 바닷가에서 맥주 한 잔의 기쁨은 부정할 수 없다."

현대인을 위한 카뮈의 조언

  1. 완벽한 의미를 찾으려다 미쳐버리지 말고, 작은 행복을 찾아라. 커피 한 잔, 노을, 친구와의 대화.
  2. 사회적 기대에 맞추려고 너무 노력하지 마라. 넌 '이방인'으로 살 권리가 있다.
  3. 비록 세상이 무관심해도, 타인과의 연대는 가치가 있다. 혼자 고통받기보다 함께 고통받자.
  4. 반항은 필수다. 하지만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 회사 드레스코드에 도전하는 것도 작은 반항이다.
  5. 시지프스처럼 자신의 바위를 밀어올리는 과정에서 행복을 찾아라. 결과보다 과정을 즐겨라.

카뮈의 철학은 결국 이렇게 요약됩니다: "인생은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여정이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햇빛을 즐기며 살아보자." 부조리한 세상에서도 반항과 의미 창조를 통해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카뮈의 메시지는, 코로나, 경제위기, SNS 압박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여전히 유효한 위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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